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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느낀 것.

인천 보디빌더 주차장 주차 시비 폭행에 대한 고찰.

뒤늦게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를 정주행 하다 한 사건을 보게 되었다.

2023년 7월 6일의 방송에서 나온 '인천 보디빌더 주차장 주차 시 폭행'이었다.

 

처음 사건을 접했을 때는 아찔했다.

여자와 남자를 나누어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상에 나온 남자의 폭행의 수위는 심했다.

 

뺨을 치고,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때리고.

같은 동성이라 하더라도 심각하게 생각할 폭행을 남자가 여자에게 행했다.

 

처음 사건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피해자 여성, A양이 몸이 좋지 않은 시아버지에게 백숙과 반찬을 전해주기 위해 차를 정상 주차를 했다.

그리고, 음식을 전해준 뒤 다시 차로 돌아와 보니 한 차량이 시동도 끄지 않은 채 길을 막고 있었다.

 

A양은 아픈 두 자녀를 병원으로 데려가야 했기 때문에 정차 중인 차주에게 연락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한다.

몇 번의 전화에도 차주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차주가 나타났을 때는 26분이 지난 후였다.

 

A양은 차주에게 전화를 왜 안 받으셨냐 물었다. 이에 차주의 남편, B군은 전화를 차에 두고 내렸다고 답했다.

이에 A양은 '상식적으로 여기다 대시면 안 되죠 전화를 가지고 가셔야죠.'라고 말했다.

이에 B군은 '아이 XX 상식적이고 뭐고' 라며 욕을 했다.

 

근처에 있던 B군의 일행, D군은 그만하고 그냥 가라고 말했지만,

대뜸 욕설을 들은 A양은 화가 나 '뭘 그만하냐',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하네', '죄송하세요가 먼저야' 등.

경우가 없는 상대방을 더 이상 존중해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A양은 이중 주차 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 기점부터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A양과 B군은 이전부터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마찰이 있었던 것 같다.

때문에 서로의 감정은 더 격해졌고, 임계점을 넘은 것은 차주가 오고 난 후였다.

 

차주, B군의 아내, C양은 당시 임신한 상태였다.

A양과 B군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사이 C양은 차를 빼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B군과 말다툼을 하고 있던 A양은 C양에게 임신하신 분이 그러면 안 된다며 타박했다. 그 과정에서 A양이 삿대질을 한 모양이다.

이에 기분이 나빴던 삿대질 하지 말라 C양은 되레 큰 소리로 욕을 하며 A양에게 쳐보라며 압박했다.

점점 격해지는 가운데 A양은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계속 C양이 임신한 것으로 그러면 안 된다 따졌고, 결국 폭력사태가 일어났다.

 

A양이 자꾸 C양이 임신한 것으로 걸고넘어지는 것에 기분이 나빴던 B군이 결국 폭력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A양이 '쳐봐, 쳐봐' 라며, B군을 도발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폭렬사태는 도를 넘었다.

 

머리채를 잡고, 내동댕이 치고, 목을 조르고, 머리를 내려치고,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찼다.

앞서 말했듯 필자는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동성 간의 싸움에서도(일반인 기준) 저런 폭력은 심각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이성 간에서 벌어진 일이다. 하물며, A양은 반격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

 

그 과정에서 C양은 그만하라며 B군을 말렸다. 하지만, 끝에는 C양도 B군과 마찬가지로 A양에게 발길질을 하며 폭력을 가했다.

B군의 일행, D군은 말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A양을 향해 조롱을 해댔다.

'미친 여자다', '너 이혼했냐. 왜 미쳤냐.', '이거 마약 중독자야?' 등 A양을 비웃었다.

 

폭행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많은 일이 있었다. 그중 놀랐으면서도, 쓴웃음을 짓게 만든 것이 있었다.

A양은 폭행을 당하면서 큰 소리로 살려달라, 경찰에 신고해 달라 외쳤다.

이에 C양은 자신이 임신했다고, 네가 나 때렸다고 하면 돼 라고 말하며 A양을 비웃었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사람이 얼마나 무섭고, 영악해질 수 있는지 깨달았다. 

만약, A양에게 블랙박스와 핸드폰 녹취록이 없었다면, 일방 폭행이 되었어야 할 이 사건은 쌍방 폭행으로 둔갑했을 것이다.

 

또한, A양은 경찰이 오기 전까지 그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B군의 옷을 잡아 늘어졌다.

붙잡은 옷은 길게 늘어졌고, 이에 B군은 '아 짜증 나 비싼 건데'라고 말했다.

한 사람을 폭행하면서 하는 말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결국 옷을 벗어던진 B군은 차의 트렁크에서 새 옷을 꺼내 A양에게 다가갔고,

사과 한 마디였으면 이 상황까지 안 왔다. 당신이 한 말들이 녹음되었다고 말하고 있는 A양에게 침을 뱉었다.

그 뒤, 조금의 말다툼이 더 오간 뒤 블랙박스 영상이 끝이 납니다.

 

필자는 이 사건의 영상을 한블리에서 접하고 여러 정보를 조사했다.

하지만,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조사가 얼마나 대단하겠나..

그저 간단한 검색을 통해 사건은 어떻게 흘러갔는지,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정도만 조사했다.

 

다행히 가해자는 실형을 받았고, 나름 결과가 좋게 나왔다.

필자는 다행이라는 생각 하며,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여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반응을 살폈다.

피해자를 응원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필자의 생각과 달리 네티즌의 반응은 냉담했다.

 

물론 피해자를 응원하는 네티즌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피해자를 비난하고, 깎아내리며, 가해자를 옹호하는 네티즌도 상당수 존재했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의 의무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수업을 한 번이라도 듣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면, 모두 알고 있을 사자성어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는 이 말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네티즌들에게 말하고 싶다.

 

상당수의 네티즌들이 피해자를 비난하고, 탓하고, 가해자를 옹호했다.

혹자는 여자가 원인 제공을 했다고, 혹자는 여자가 맞을 짓을 했다고, 혹자는 여자가 드세다고.

그러면서, 가해자에 관해서는 자신 같아도 때렸겠다, 저 정도 때린 거면 많이 참은 거다. 라며 옹호했다.

그 밖에도 남자도 이해 안 가지만, 여자도 이해 안 간다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에게 만약 저 여자가 너였다면, 네 가족이었다면 그런 말이 나오겠느냐.라고 말하는 네티즌도 있었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온갖 조롱이었다. 

 

필자는 그런 반응들을 보며 안타깝고 슬펐다.

피해자는 분명 거친 말도 했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사과하라고 말했다.

그녀가 받고자 했던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고작 사과, 사과 한 마디였다.

하지만, 네티즌은 그런 그녀를 향해 사과 하나 받자고 저러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다.

 

잘못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 언제부터 이해가 필요한 일이 된 것일까.

잘못을 했음에도 해결했다고 사과를 안 하는 것이 언제부터 당연시된 것일까

상식을 말하는 데 언제부터 눈치를 봐가며 말해야 하는 것이 된 것일까.

어째서 자신을 존중해주지 않는 자에게 존중을 해주지 않았다고, 시비를 건 것이 된 걸까.

 

여자가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원인제공으로 둔갑하였고,

존중하지 않는 자에게 존중하지 않은 것은 그들에게 싸가지 없게 덤빈 것이 되었다.

사실을 말하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맞을 짓이 되었고,

커다란 두 덩치 사이에서 당당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 되었다.

무차별한 폭행으로 인해 전치 6주 진단이 나온 것은 큰일이 아닌 것으로 변했으며,

또한, 경찰이 오기 전까지 붙잡아 두려 옷을 잡고 늘어진 것이 독한 년, 구질구질한 것이 되었다.

 

그렇기에 필자는 자신이 저 처지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았다.

 

필자는 겁이 많다. 싸움도 잘하지 못한다. 일상을 보내며 상처가 날 일이 없어 고통에 대한 내성도 없다.

필자로서는 도저히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지만, 만약 저 일을 모두 겪었다면, 살아도 산 기분이 아닐 것 같았다.

가해자가 받은 형량은 2년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필자라면 불안함에 일상을 보내지 못할 것이다.

 

가해자는 언젠가 풀려날 것이고, 혹시나 자신을 찾아와 보복은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고 두려움에 떨지 않을까.

가해자는 형량을 모두 채우고 나면 그저 전과가 있는 일반인이 되지만, 피해자는 계속해서 피해자로 남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가해자를 옹호하는 네티즌들이 한 번쯤 진지하게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마치며.

 

글을 길게 늘였지만, 필자가 하고픈 얘기는 하나다. 이미 상처를 받은 피해자를 또다시 피해자로 만들지 않았음 한다.

비난과 타박보다는 따뜻한 응원 한 줄을 달아줬음 하는 바람이다.